오천년 역사에 약 1600번의 침범을 당한 불쌍한 나라, 동인/서인, 남인/북인, 남한/북한,
경상도/전라도, 여전히 국가 내부적으로 사분오열인 가운데 주변강대국에 둘러싸여 있는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이제 불과 6.25전쟁의 상흔 후 약 60년간 평화를 누리고
있다지만 오천년 역사에 이정도 기간 동안 평안한 경우는 많았다.
항상 그렇듯이 위기는 갑자기 찾아오는 법이라 미리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거란의 침입, 왜구의 침입, 가깝게는 6.25전쟁, 더 가깝게는 IMF가 그 예이다.
모두가 예기치 못한 때 발생하는 것이다. 왜구의 침입을 홀로 막아낸 성웅 이순신장군의 영웅적
행동도 너무나 훌륭하지만 그 과정 중에 너무 큰 희생을 백성들이 당하였다.
우리의 선조 이이선생께서는 왜구의 침입을 대비하여 10만 양병설을 주장하였지만 수많은 반대에
부딪혔고 그 결과 조선은 참담한 유린을 당한사실은 우리가 다 아는 바이다. 그러나 지금 한반도는
그 때의 데자뷰를 느끼게 하는 상황인 것은 나만 그럴까? 총과 칼의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을 뿐,
사실 전쟁은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 걸핏하면 영토분쟁이 중국과 일본에서 야기되고 미국의 환율변동은
곧 전 세계의 환율변동으로 연쇄반응을 일으킨다.
특히 약소국은 강대국의 경제정책이 조금만 변해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자칫 잘못 대응하면 위기로 다가온다.
지금 우리나라가 그렇다. 여전히 일본, 중국, 러시아, 미국과 같은 강대국의 정책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게다가 나라가 두 쪽으로 나뉘어져 있어 더욱 취약한 상태다.
어쩌면 조선시대보다 더 위태로운 상황일 수 있다.
너무나 다행스러운 것은 세계경제가 거미줄처럼 얽혀져 있어 강대국도 무리수를 두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정보전이나 경제전쟁, 보이는 군비경쟁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병사의 머리수로
전쟁을 준비하는 시대는 지났다. 보이지 않는 경제전쟁을 위한 정예요원들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하나?
필자는 감히 우리선조이신 이이선생의 ‘10만 양병설’에 빗대어 ‘10만 글로벌인재 양병설’을 주장해본다.
병사는 아니지만 충성스런 병사처럼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는 투철한 국가관을 소유함과 동시에
주변국과 상생을 이끌어낼 수 있는 유능한 글로벌인재들이 절실히 필요하단 측면에서,
그리고 그 긴박함을 조금이나마 전달하고픈 의미에서 '양병설'이란 단어를 그대로 사용하고 싶다.
그런데 너무나 아쉽게도 현재 우리는 매년 약 ‘10만 명의 재수생’을 양성하고 있다.
혹시 목적을 잃어버린 교육을 하고 있진 않은지 무척 염려스럽다.
기사입력 2018. 12. 21
고 수(세계로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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